공연 및 전시 후기

231229 크리스티안 짐머만 피아노 리사이틀 - 대전 관람 후기

따찌니 2023. 12. 30.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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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마지막을 장식할 공연
필자가 언젠간 꼭 한 번 연주 실황을 듣고 싶었던 "크리스티안 짐머만"의 피아노 리사이틀이다.
(크리스티안 치메르만으로 불리는 것이 맞지만, 공식 공연 이름이 크리스티안 짐머만으로 표기되어 있으므로 이번 후기글에서는
짐머만으로 통일하겠다.)
 
 
필자는 쇼팽 곡 중에서 발라드를 제일 좋아한다.
여태 수많은 연주자들의 쇼팽 발라드 앨범을 들었지만,
크리스티안 짐머만의 연주를 가장 많이 듣게 되었다.
 
곡 자체에 대한 아름다움과 더불어
기계적으로 연주하는듯이 차가우면서도
연주자 특유의 색깔을 나타내는 꾸밈이나 강조 없이
악보 그대로의 날 것을 추구하듯 완벽에 가깝게 연주하려는 그의 예민함까지
동시에 느껴지기 때문이었다. 
 
이번 한국 공연에서는 곡에 대한 소리를 완벽하게 구현하기 위해
크리스티안 짐머만 본인의 피아노를 직접 공수할 것으로 예고하였다!
 
비록 이번 프로그램은 쇼팽 발라드가 아니지만,
쇼팽 녹턴과 소나타 2번
 
그리고 대전에서 관람할 수 있다는 엄청난 이점 때문에!!!
망설임 없이 예매를 진행하였다.
 
두근두근
 


장소 : 대전 예술의 전당 아트홀 - 대전 서구 둔산대로 135 대전예술의전당

 

 
 
 
 

 
 
대전 예당으로 가는 길
필자가 대전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이다.
바로 엑스포다리가 보이는 곳!
 
 

 
연말을 맞이하여 트리 장식으로 예쁘게 꾸며놓은 예술의 전당 입구!
 
 

 
 대전 예당 포토존 작아서 불만이었는데
역시 피아니스트계의 전설이 와주셔서 그런지 크게 크게 마련해 놓은 포토존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비록 서울에서의 공연장만큼은 아니었지만)
 
 

 
 
피아노 연주하는 모습 취해주고요. ^^
 
 
 
곧 서울 롯데콘서트홀에 있을 공연을 위해 미리 판매 품목을 스포일러 하자면..
 
1. 짐머만의 세 가지 앨범을 판매 (쇼팽 4개의 발라드, 시마노프스키 작품집 etc.)
2. 헨레 악보의 후원으로 구성된 공연이니만큼, 크리스티안 짐머만의 사인이 담긴 쇼팽 녹턴 전곡 악보집 판매 (6만 원대의 가격으로 금방 품절되었음.) 
3. 프로그램북 5,000원 (이번 연주할 곡에 대한 배경과, 시마노프스키 곡을 연주하게 될 짐머만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볼 수 있다.)
 


연주자의 강력한 요청으로 인하여
무대 앞 사진 촬영금지, 모든 공연 및 앙코르곡 촬영 금지! 휴대폰 전원 off
 
필자는 공연장 입장 후 휴대폰을 꺼놨기 때문에 사진은 프로그램북 한 장 밖에 없다. ^^
 
아름다운 공연 문화를 위하여 휴대폰 전원 꺼놓기 적극 찬성하는 바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관객의 알람소리가 울렸고... 
휴대전화 사용과 관련하여 연주자의 유명한 일화를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알람소리를 듣고 연주자가 도중에 나가버릴까 봐 노심초사했다..
 
 

 
 
필자의 좌석은 1층 A열 67, 1층 A열 68으로 
연주자의 얼굴 및 손가락이 매우 잘 보이는 자리였다!
 
 

 
 
 
음향은 역시.. 말잇못
고음은 또랑또랑하게 잘 들리지만 저음은 뭉개져서 들리는 홀!
연주자가 특별히 이번 공연을 위해 공수해 온 피아노였는데...
 
무대 앞 촬영이 금지되어 사진에는 없지만..
이번 공연에 사용된 피아노는 스타인웨이 로고 아래에 필기체가 적힌 피아노였습니다.
 


 

공연 후기 

 
<프로그램 정보>
 
Chopin:
Nocturne No. 2 in E-flat Major, Op. 9-2
Nocturne No. 5 in F-sharp Major, Op. 15-2
Nocturne No. 16 in E-flat Major, Op. 55-2
Nocturne No. 18 in E Major, Op. 62-2
Piano Sonata No. 2 in b-flat minor, Op. 35
 
- Intermission -
 
Claude Debussy:
Estampes (판화)
 
Karol Szymanowski:
Variation on a Porish Folk Theme Op.10
 


<관람 후기>
 
1. 가장 유명하고 친숙한 쇼팽 녹턴 2번. 수많은 연주자들의 루바토로 인하여 연주자 스타일에 따라 같은 곡이어도 다르게 느껴지는 곡.
크리스티안 짐머만의 연주를 통하여 악보 그대로의 정석을 감상한 느낌. 녹턴 16,18번에서의 미끄러지듯 연주하는 왼손 아르페지오에 다시 한번 감탄.. 세상에서 연주 제일 잘하는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따뜻한 녹턴.. 흘러가는 시간이 너무 아쉬웠다.
 
2. 쇼팽 소나타 2번 1악장부터 기립박수 못 치게 하는 건 정말 고문이다. 연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젊은 시절과 비교하였을 때 절대 죽지 않는 폼.. 연타가 참 많은 곡인데도 팔의 힘이 좋다고 느껴졌으며 제 빠르기로 연주하는 것에 감동.. 올곧은 자세로 팔의 힘 자체로 강약조절을 하시는 것 같고 이런 모습은 어쩌면 피아노 치는 기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럼에도 왼손으로 박자를 헤아리는 섬세한 손동작까지.. 완벽 그 자체 필자가 들어본 쇼팽 소나타 2번 중에 가장 최고!
 
3. 옛날 영상을 유튜브로 찾아봤을 때는 표정 변화 하나도 없이 다소 차가운 연주를 한다고 생각했는데, 연주 중간중간에 벅차오르는 부분에서는 황홀한 표정을 지으며 웃기도 하는 모습을 보았다. 연주가 끝나고 기침을 할 정도로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느꼈는데, 그럼에도 관객들에게 손키스도 날려주시고 박수갈채에 앙코르곡을 연주하기도 하셨다. 꽤나 유쾌하신 분이라고 느꼈다. 그다음 앙코르곡은 없다며 과감하게 피아노 뚜껑 닫고 악보 챙겨가는 게 웃음 포인트
 
4. 필자가 관람했던 피아노 리사이틀 공연 중에 가장 가슴 깊숙이 남을, 세상에서 피아노 연주를 제일 잘하는 사람의 공연을 보았다. (감동)